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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창고

양두구육
  • 구분고전명구(형옥야화/고사성어)(저자 : 홍혁기)
  • 등록일 2009-01-01
  • 조회수 6,461
  • 담당 부서 대변인실
羊 頭 狗 肉 언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게 마련이다. 成語에 있어서도 이의 예외일 수는 없는 것 , 양두구육이 그 한 예라 하겠다. 晏子(이름 영, 자 平仲)는 중국 춘추시대 齊나라 대부였다. 靈公·莊公·景公등 세 임금을 섬겼으며 경공 때에는 재상이 되어 제나라를 잘 다스렸다. 여우갖옷 한벌을 30년이나 입을 정도로 생활이 검소하고 몸가짐에 절도가 있었으며 대인관계가 원만하여 孔子가 "안평중은 사귐을 잘하는구나. 오래일수록 상대방을 공경하는구려!(晏平仲 善與人交久而敬之: 論語 公治長)"라고 칭찬할 만큼 현재상이란 이름을 후세에 전하는 인물이다. 안자가 영공을 섬길 때의 일이다. 영공은 평소 男裝美人을 좋아했다. 가까이 하는 궁녀 몇 사람에게 남장을 시켰다. 궁녀들 사이에는 이를 시샘하여 앞다투어 남장을 하였다. 妃嬪을 제외하고 궁중의 여인들은 모두 남장미인이 되었다. 이의 물결은 궁밖으로 흐르기 시작하여 수도에서 지방으로 번졌다. 이에 놀란 영공은 남장을 금하는 긴급령을 내렸다. 그러나 영공이 좋아하는 궁중의 남장미인들에게는 해당되지 아니했다. 영공은 거듭 강력한 禁令을 내려도 그때에 그칠 뿐 곧이어 남장여인은 거리를 활보하였다. 영공은 골치가 아팠다. 이의 대책을 안자에게 물었다. 안자는 "主上께서 궁 안에서는 이를 묵인하시면서 궁 밖의 일반 국민에게는 금하라 하십니다. 이 금령이 시행되지 아니하는 원인은 바로 궁 안에 있읍니다. 마치 쇠머리를 문에 걸어놓고 속으로는 말고기를 팔고 있는 것(懸牛頭於門而賣馬肉於內)과 다름이 없읍니다"라고 아뢰었다. 절대권을 가진 군주이지만 일단 금령을 내렸으면 내 주위부터 정리가 되어야 할 것이 아니냐라는 뜻이다[晏子春秋] 후한 光武帝가 丁邯(정한)에게 내린 글 가운데에도 위의 晏子의 말과 같은 내용이 들어 있다. 「쇠머리를 걸어놓고 말고기를 파는 것(懸牛頭賣馬膊)이나, 盜 (도척)이 孔子의 말씀을 제말처럼 지껄이고 다니는 것과 같다」라고 지적되어 있다. 馬肉이 馬膊(마박)으로 변한 것이다. 도척은 춘추시대 도둑의 괴수로서 공자와 같은 시대의 인물이다. 賢人 柳下惠의 아우였으나 도둑의 무리 9천을 거느리고 전국을 휩쓸며 약탈과 잔혹행위를 하는 극악무도한 자였다. 이러한 위인이 공자의 말씀을 지껄이고 다닌다는 것은 웃기는 이야기다. 마치 허울 좋은 간판을 내걸고 이면으로는 모리·사취·기만을 일삼는 사기꾼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孟子》의 梁惠王篇에 양으로 소를 바꾼다(以羊易牛)는 구절이 나온다, 晏子나 光武帝의 말가운데의 牛頭馬肉도 以羊易牛가 되어 소와 말이 양과 개로 바뀌어 마침내는 羊頭狗肉으로 변한 것이다. 淸나라 錢大昕이 찬한 恒言錄에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懸羊頭賣狗肉)」는 구절이 나온다. 이것으로 보아 양두구육은 아마도 우두마육이 변하여 이때부터 쓰인 것 같다. 성어의 변천과정이야 어찌되었든 좋은 물건을 간판으로 내세워 저질품을 파는 상행위나, 외모나 언변은 번지르르하면서 돌아서선 갖은 비열한 짓만을 하는 친구를 비유하여 양두구육이라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