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법 등에 관한 법령용어해설
- 구분용어해설(저자 : 이세훈)
-
등록일
2009-01-01
-
조회수
5,694
- 담당 부서
대변인실
한시법 등에 관한 법령용어해설
이 세 훈
7. 한시법(限時法)
한시법이라 함은 법령의 유효기간이 그 법령자체중에 명백히 한정되어 있어 그 실효시기가 오면 다시 특별한 입법행위를 할 필요없이 당연히 그 효력이 상실되는 법을 가리킨다. 광의로는 그 법령자체중에 유효기간이 명백히 한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 내용이 일시적 사정에 대응하기 위한 법률(임시법)도 포함된다. 한시법은 보통 “이 법은 공포한 날로부터 2년간 그 효력을 가진다”(예, 구 한의사·한지한의사 및 입치영업자에 관한 임시조치법) 또는 “이 법은 1968년 4월 30일까지 그 효력을 가진다”(예, 구 선거관리위원회위원위촉에관한임시조치법)라고 하는 것과 같이 유효기간을 특정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은 시행일로부터 3년을 경과한 때에 그 효력을 잃는다” 또는 “이 법은 1970년 9월 30일에 그 효력을 잃는다”라고 하는 것과 같이 실효시기를 명백히 정하는 형식을 취할 수도 있다. 또 법령 전체가 아니고 그 일부분의 규정만에 대하여 그 유효기간이 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부분은 물론 한시법으로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한시법은 벌칙적용에 있어서 특히 문제가 되고 있다. 형법 제1조 제1항에 보면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한다”라고 규정하면서 동조 제2항 전단에 보면 범죄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한 때에는 신법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행위를 처벌하는 법률이 없게 된 경우에는 그 때부터 이를 처벌할 수 없게 되고 소송법상으로는 면소(免訴)의 판결을 선고하지 않으면 안된다(형사소송법 제326조). 그러므로 일정한 기간의 경과(또는 일시적 사정의 소멸)로 인하여 형벌법규(한시법)가 소멸(폐지)된 경우에도 그 유효기간중의 위반행위를 처벌할 수 없느냐 하는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 바 한시법의 문제이며 학설이 나누어져 있다. 일반론으로서는 한시법에 대하여는 벌칙의 적용에 있어서 특별히 생각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즉 한시법이라고 하는 것은 유효기간이 미리 정하여져 있는 법률인데 이러한 법률에 벌칙이 있는 경우 그 실효시기가 가까워 오면 사람들은 그 법률의 벌칙을 범하더라도 조만간 그 법률은 효력을 잃게 되는 것이므로 현실적으로 처벌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 법률을 보게 될 우려가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된다면 법의 권위는 보호되지 못하고 형벌법규의 적정·형평한 운용이라는 점에서 보더라도 타당치 않은 것이므로 한시법에 대하여는 설사 거기에 “이 법의 실효전에 한 행위에 대한 벌칙의 적용에 대하여는 종전의 예에 의한다”라고 하는 것과 같은 실효후의 벌칙적용을 보장하는 규정이 없더라도 이와 같은 규정이 있는것과 같은 해석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 유력한 설로 되어 있다.
이 한시법의 이론에 대하여는 여러가지 논의의 여지가 있지만 여기서는 이 정도로 그치고자 한다. 그러나 최근의 경향은 해석상의 분쟁을 피하려는 뜻에서 한시법에 대하여는 “이 법의 실효전에 한 행위에 대한 벌칙의 적용에 있어서는 종전의 예에 의한다”라는 취지의 규정을 그 법령 제정시에 미리삽입해 두고 있는 것이다.
한시법의 의의에 대하여는 앞에 말한 바와 같거니와 그 입법례에는 이미 예거한 것외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 “본 법은 공포한 날로부터 시행하되 시행된 날로부터 2년간 유효로 한다” (구 분배농지소유권이전등기에관한특별조치법 부칙).
○ “이 법은 특별선언에 따라 새로 구성되는 국회가 최초로 집회함과 동시에 그 효력을 상실한다” (구 비상국무회의법 부칙③)
○ “이 법은 1972년 10월 17일 부터 1972년 11월 21일 국민투표로 확정된 헌법에 의한 국회의 최초의 집회일까지 효력을 가진다” (구 국회사무처리에관한임시특례법 부칙)
○ “본 법의 유효기간은 본법 시행일로 부터 6개월이내로 한다” (구 지방행정에관한임시조치법 부칙 제19조)
8. “또는”과 “및”
“또는”은 선택적 접속사이고, “및”은 병합적 접속사로서 명백히 의미가 다르기때문에 그 어느것을 쓸 것인가에 대하여는 혼란이 있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실제의 입법에 당하고 보면 과연 어느 것을 쓰는 것이 타당한가 생각케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우선 영어의 “and/or”에 해당하는 경우, 즉 “또는”과 “및”의 쌍방의 의미를 함께 갖도록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는데 현재의 입법례를 보면 이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또는”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실정법상의 “또는”이라고 하는 말은 경우에 따라서는 “and/or”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음에 A도 B도 C의 일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할 경우에 “A 및 B”로 쓸 것인가 “A 또는 B”로 쓸 것가 하는 문제가 있다. 이 경우에는 결국 어감에 따라 정할 수밖에 없으나 A 와 B를 추상적 포괄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경우에는 “A 또는 B는 C의 일을 하지 못한다”라고는 하지 않고 “A 및 B는 C의 일을 하지 못한다”라고 하는 예가 많다.특히A도 B도 C 또는 D의 일을 하지 못한다고 할 경우에는 본래는 A → D 라고
B → C
하는 관계로서 “A 또는 B는 C 또는 D의 일을 하지 못한다”라고 하면 A는 C의 일을 하지 못하고, B는 D의 일을 하지 못한다고 하는 A → C의 관계로 다루어질 우려가 있다. 그래서 이와 같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A
B → D
및 B는 C 또는 D의 일(이 경우 C 및 D로 하여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다)을 하지 못한다”, 라고 하는 편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A → C의 관계를 표현하는 것으로서 “조리사 또는 영양사가 아니면 조리사 또는
B → D
영양사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한다”(식품위생법 제33조)고 한 것과 같이 규정된 실례가 많음을 감안할 때 그 표현에 있어서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9. “아직 효력을 갖는다”와 “종전의 예에 의한다”또는 “종전의 규정에 의한다.”
이 세가지 법령용어는 어느 것이나 법령의 개정 또는 폐지·제정의 경우에 부칙에서 신·구법령이 구체적인 사항에 대하여 어떻게 구분하여 적용되는가 하는 경과조치를 규정할 때에 사용되는 관용구이다. 즉 이 세가지 법령용어는
“이 법 시행전의 행위에 대한 벌칙의 적용에 있어서는 종전의 예에 의한다” (예, 마약법 부칙-1973, 3, 13)
“이 법 시행당시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부과하였거나 부과할 주세는 종전의 예에 의한다”(예, 주세법 부칙-1971, 12, 28)
또는
“이 법 시행당시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부과하였거나 부과할 주세는 종전의 규정에 의한다” (예, 주세법 부칙-1973, 2, 26)
그리고 또한
“이 법 시행전의 행위에 대한 벌칙의 적용에 있어서는 구법은 아직 효력을 갖는다”
“이 법 시행당시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부과하였거나 부과할 주세에 대하여는 개정전의 주세법 제○조의 규정은 아직 효력을 갖는다”
라고 하는 것과 같이 사용된다.
이 세가지의 말 즉 “종전의 예에 의한다” 또는 “종전의 규정에 의한다”와 “아직 효력을 갖는다”라고 하는 말은 그 뜻에 있어서는 대체로 다 같은 말로서 한마디로 말하면 어떠한 사항에 대하여는 신법령 또는 개정후의 법령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 구법령 또는 개정전의 구규정을 적용한다고 하는 것인데 엄밀히 따지고 보면 “종전의 예에 의한다”는 말과 “종전의 규정에 의한다”는 말은 전혀 같이 볼 수 있지만 “아직 효력을 갖는다”는 말과는 약간 법률효과를 달리한다고 해석된다. 우선 첫째로 어떠한 사항에 대하여 구법령 또는 개정전의 법령이 적용되는 근거는, “아직 효력을 갖는다” 라고 하는 경우에는 그 규정에 의하여 효력을 갖게 되는 구법령 또는 개정전의 법령의 규정 그 자체인데 대하여 “종전의 예(또는 규정)에 의한다”라고 하는 경우에는 구법령 또는 개정전의 법령자체는 이미 완전히 실효되어 있고 이 “종전의 예(또는 규정)에 의한다”라고 하는 규정만이 적용근거로 되어 있는 것이다.
둘 로 “아직 효력을 갖는다”라고 하는 경우에는 여기서 효력을 갖는다고 하는 특정한 구법령등의 규정의 것만이 문제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앞에서 말한 실례에 의하면 예컨데 개정전의 주세법의 규정) 만약 이 구법령에 근거한 시행명령(예컨데 주세법시행령, 주세법시행규칙)등이 따로 있는 경우에는 그 시행명령등이 법률의 개폐에 의하여 어떻게 되는가 하는 조치는 다시 따로 규정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대하여 “종전의 예에 의한다”라고 하는 경우에는 당해 법률외에 시행명령등을 포함하여 문제로 되어 있는 사항에 대한 법률관계는 포괄적으로 구법령 또는 개정전의 법령의 규정에 의한다고 하는 것을 정하고 있는 것이므로 앞에 말한 주세법의 설례의 경우에도 법률외에 시행령, 시행규칙등에 관한 경과조치를 다시 따로 규정할 필요가 없다.
셋째로 “종전의 예(또는 규정)에 의한다”라고 하는 경우에는 어떤 사항에 대한 법률관계에 대하여는 신법령 또는 개정후의 법령의 규정의 시행직전의 구 법률제도를 그대로 동결시킨 상태로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이 동결상태를 해제함이 없이 그 종전의 예에 의하여 적용되는 법률제도에 의거하여 시행명령등을 뒤에 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예컨데 앞의 설례에서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부과하였거나 부과할 주세는 종전의 예에 의한다”라고 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종전의 예에 의하게 되어 있는 주세법의 구규정에 기하여 그 시행명령을 개정할 수는 없다), “아직 효력을 갖는다”라고 하는 경우에는 여기서 효력을 갖는다고 되어 있는 문제의 규정(예컨데 구 주세법 제○조의 규정)은 문제로 된 사항에 대하여는 아직 살아 있어 효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므로 그에 기하여 시행명령등은 필요가 있으면 뒤에 다시 개정하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법령의 부칙을 보는 경우에 경과규정의 규정방식에 대한 이 두가지 방식사이에는 이러한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경과규정의 내용여하에 따라서는 이 두가지의 규정형식사이에는 그 효과를 달리하지 않고 결국 같은 의미로 귀착되는 경우도 있다. (예컨데, 벌칙의 경과규정의 경우등). 그러나 현행법령중에는 대부분 “종전의 예(또는 규정)에 의한다”라고 되어 있고, “아직 효력을 갖는다”는 말은 거의 찾아 볼 수 없게 되어 있으며, 또 그러한 방향으로 통일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10. “이상”, “이하”, “초과”, “미만”
일정한 수량을 기준으로 하여 그보다 수량이 많다든가 적다고 하는 것을 표현하는 경우의 법령용어로서는 “이상”, “이하”, “초과”, “미만”등과 같은 말을 사용한다. 이 경우 일정한 수량을 기준으로 하여 그 기준수량을 포함하여 그보다 많다고 하는 경우에는 “이상”을, 그 기준수량을 포함하지 않고 그보다 많다고 하는 경우에는 “초과” 또는 “넘는다”를 쓰고, 일정한 수량을 기준으로 하여 그 기준수량을 포함하여 그 보다 적다고 하는 경우에는 “이하”를, 그 기준수량을 포함하지 않고 그 보다 적다고 하는 경우에는 “미만” 또는 “미달”을 사용하는 것이다. 즉 “1만원 이상”이라고 하면, 1만원을 포함하여 그보다 많은 금액을 말하고 “1만원을 넘는다”라고 하면, 1만원은 포함하지 않고 1만원보다 많은 수량을 말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1만원 이하”의 경우에는 1만원을 포함하고, “1만원 미만”의 경우에는 1만원을 포함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예컨데 세법같은데서 소득금액의 단계별로 세율을 증가시키고자 하는 경우등에는 “24만원이하”, “24만원초과 48만원이하”, “48만원초과 72만원이하”등과 같이 써가면 같은 금액이 중복되는 일은 없다. 이에 대하여 “24만원이하”, “24만원이상 48만원이하”등과 같이 쓰면 24만원이란 수자가 양쪽으로 중복하여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11. “이전”(以前)과 “전”(前), “이후”(以後)와 “후”(後), “이내”(以內)와 “내”(內)
일정한 기준점에 대한 시간적 전후를 표현하는 “이전”, “전”, “이후”, “후”와 같은 말의 사용 구분도 위에 말한 “이상”과 “초과”의 사용방법으로부터 대체로 상상되는 것처럼 “이(以)”라는 글자가 붙는 것은 기준시점을 포함하여 그전 또는 그 후의 시간적 폭을 표현하는 것인데 대하여, “이(以)”라는 글자가 붙지 않는 것은 기준시점을 포함하지 않는 의미로 사용된다. 즉 “1974년 12월 1일이전”이라고 하면 12월 1일을 포함하여 그보다 전의 기간 또는 시간적 폭을 표현하는 것인데 대하여 “12월 1일전”이라고 하면 12월 1일을 포함하지 않고, 따라서 11월 30일부터 전이라는 것이 된다. 결국 “11월 30일이전”이라고 하는 것과 같게 된다. 마찬가지로 “1974년 12월 1일이후”라고 하면 12월 1일을 포함하여 그보다 후라고 하는 것이고, “12월 1일후”라고 하면, 12월 1일을 포함하지 않고, “12월 2일이후”라고 하는 것과 같게 되는 것이다. 다른 예를 들면 “1974년도 이후3년도간”이라 하면 1974년이 포함되고, “1974년도전 3년도”라고 하면 1974년은 포함되지 않는다.
“몇년 몇월 몇일 이강(以降)”이라는 말과 같이 일정한 시점으로부터 후의 시간적 연속을 표현하는 것으로 “이강(以降)”이라는 말이 사용되는 수도 있었는데 이것도 “이후”와 마찬가지로 기준시점을 포함하는 것이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이러한 경우도 “이후”라는 말을 쓰며 현행법에서도 “이강”이란 말은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
또한 기간을 표현하거나 공간적인 넓이를 표현하는 것으로 “이내”(以內), “내(또는 안)”(內)라고 하는 두 개의 말이 법령용어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 말의 경우도 위에 말한 바와 같은 구분과 마찬가지로 “이내”라고 하는 것은 기간이나 공간적 넓이의 종점을 포함하는데 대하여 “내”라고 하는 것은 그와 같은 종점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하는 구분이 있는것 같이 생각되나, 이러한 “이내”, “내”의 경우에는 이 두 말 사이에 용어상 그만큼 명확히 구분 사용되고 있는것 같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생각된다. 즉 “1주간 이내”, “1월이내”와 “1주간내”, “1월내”는 대체로 같은 것을 표현하는데 병용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더욱이 이 경우에도 “일주간 이내”라고 하는 경우에는 1주간, 1월이라고 하는 기준수의 1순간전까지의 시점을 표현한다고 하는 것처럼 구분하여 해석하는 것이 옳을는지는 모르지만 양자의 차이는 순간적인 것으로 관렴적인 것에 불과하게 되고 결국 의미상 큰 차이는 없는 것이며 양자가 같은 의미를 표현하기 위하여 병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1만평방미터이내,”와 “1만평방미터내”라는 말에 있어서는 전자는 1만평방미터를 포함하고 후자는 1만평방미터를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은 비교적 명백하지만 후자의 “1만평방미터내”라고 하는 용법은 사용되는 일이 극히 드물고 따라서 그 의미로 표현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1만평방미터 미만”이라고 하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기간을 표현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1주간째나 1월째를 포함하지 아니한다는 것을 명백히 하고자 할 때에는 “1주간내” 또는 “1월내”라 하지 않고 “1주간 미만”이라든가 “1월 미만”이라고 하는 것이 보통이다.
12. “경우”와 “때”
“경우”와 “때”는 다 같이 가정적 조건을 표시하는데 사용된다. 이 두개의 말은 일반적으로는 별로 의미에 구별없이 주로 그때 그때의 어감에 따라, 예컨데 “신고가 있는 경우에는”이라고도 하고 “신고가 있는 때에는”이라고도 하여 혼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가정적 조건이 이중으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예컨데 “상속인이 수인인 경우에, 어느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한 때에는 그 상속분은……”(민법 제103조 참조)라고 한 것과 같이 큰 쪽의 조건에는 “경우”를, 작은 쪽의 조건에는 “때”를 쓰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한편 “때 (또는 時)”는 문자 그대로 시점(時點) 또는 시간이 문제로 되는 경우에 사용되기도 한다. 예컨데 “상속의 포기는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민법 제1042조)고한 것과 같다. 이에 대하여 “경우”는 가정적 조건을 표현하기 위하여만 사용된다.
13. “예에 의한다”
어떤 사항에 대하여 다른 법령상의 제도라든가 다른 법령상의 규정을 그대로 또는 다소 수식된 형태로 적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보통 “무엇 무엇에 대하여는 무슨 규정을 적용한다”라든가, “무엇 무엇에 대하여는 무슨 규정을 준용한다”라고 하는 입법기술이 사용되지만, 더욱이 널리 어떤 법률상의 제도라든가 또는 법령의 규정을 포괄적으로 다른 동종의 사항에 적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가끔 “예에 의한다”라고 하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이 “예에 의한다”라는 말의 하나의 용례로서의 “종전의 예에 의한다”라는 말에 대하여는 앞의 9에서 설명한 바와 같거니와 그 밖에 이 “예에 의한다”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는 용례로서는 “국세징수의 예에 의한다”라든가 “국세체납처분의 예에 의한다”등과 같은 것이 있다.
“예에 의한다”라고 하는 어구(語句)는 포괄적인 표현이라고 말한 바 있지만 위의 “……의 징수에 대하여는 국세징수의 예에 의한다”라고 하는 용례로 말하면 이것은 어떤 공과금의 징수에 대하여는 국세징수법, 동법시행령, 동법시행규칙의 규정 기타 국세징수에 관한 모든 규정을 포괄적으로 준용한다고 하는 취지이다. “……의 징수에 대하여는 국세체납처분의 예에 의한다”라고 하는 용례로 말하면 이것은 국세징수법, 동법시행령, 동법시행규칙등의 규정중 국세체납처분에 관한 모든 규정을 포괄적으로 준용한다고 하는 취지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